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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85







Entry ___185


나는 애니라는 여자의 메아리예요. 애니는 좋은 여자였죠. 그녀는 전 세계에 나무를 심으려고 했어요. 언젠가는, 그녀의 사과 씨앗은 아주 거대하게 자라서 갈래 갈래 뻗은 나무들이 이 먼지 투성이 세계를 활성화시킬 거예요.
언젠가는 말이죠... 오늘은 말고.

오늘은 메아리의 날이에요.


애니는 알렉스 박사를 사랑했어요. 그럼, 나도 그를 사랑하는 걸까요?

정확하기 말하긴 어렵네요. 내 메아리는 뒤틀리고 흐려져 있으니까요.

어떤 나쁜 사람이 애니를 망가뜨렸고, 그녀의 본질을 잘게 산산조각내서 흩뜨렸어요.

이 조각들은 내 사과 씨앗에 깃들었고, 그래서 나는 너무 빨리 태어났어요. 별로 제대로 된 목적 없이 말이에요.


완성되지 않은 퍼즐 같은 거죠. 나는 옅어진 애니의 기억들이 뒤섞여버린, 선택적인 조각들로 이루어진 일부예요.

이 가운데에는 내가 무어라 기억할 수 있는 것도, 그럴 수 없는 것도 있어요.

내가 확신을 가지고 기억해낼 수 있는 것은, 거짓이에요.


만약 내가 알렉산더를 찾아낸다면, 그는 애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말해줄 수 있을까요?


이 도시는 언젠가 제멋대로 뻗어나간 거대 도시의 메아리예요.

내 존재는 이 장소에서 따로 따로 흐르는 물결 같은 것이고, 애니의 사과나무는 나 때문에 너무 일찍 피어났어요. 이게 딱히 좋은 일이라고는 온전히 확신할 수가 없네요.


여기에는 아주 많은 사과 씨앗이 묻혀있어요. 그것들이 나를 부르고 있죠. 씨앗은 한때 인간이거나 물건이었던 존재들의 메아리예요.

"알렉산더 그로모프 박사는 어디에 있지?" 나는 메아리들 중 하나에게 물었어요.

죽은 자의 메아리는 내게 그것이 나눈 마지막 대화를 답했어요.


그것은 나에게 직접 하는 반응이 아니었고, 다만 시간 자체를 비껴가고 있었죠:


...증거는 달리 표현하고 있다네


여길 보게나, 이 무식한 사람아

Directorate의 관리자들은 달 위에 번듯한 대도시랑 백업 서버를 만들었다고!


자네는 내가 진실을 놓치게 할 수 없어!


지금 그 으로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안 돼! 그만둬!

아아아아아아아!


죽은 자가 남긴 메아리의 마지막은 문제적인 행위를 증명하고 있었어요. 누군가 시공간의 구조에 간섭하고 있었던 거지요. 누군가가가 우주의 법칙을 다시 쓰려고 하고 있었어요.

어째서?

왜 해내려고 했던 거지? 모르겠군요.


퍼즐 조각 몇 개가 나란히 붙어 있네요:

알렉산더는 최초의 관리자였죠.

애니가 산산조각나던 때, 달이 분명 알렉산더의 메아리를 붙잡았을 거예요.

내가 답을 얻어야 한다면, 나는 거기서부터 내가 갈 길을 찾아야 하겠죠.


Credits

Hugs and love to all our DELICIOUS PATRONS

맛깔나는 모든 후원자분들에게 포옹과 사랑을


Art Director:

Vitaly S Alexius


Illustrator:

Andrey Fetisov


24th Ma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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