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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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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Y: 377:

 

수 개월 간의 고문 같은 직장 생활 속에서, Directorate는 나를 사무실에 앉혀 두고 "실험 대상들"에 대한 서류를 분류하게 했다. 나는 그 내내 "데드 존 관광" 부서로의 전근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쪽은 내 뇌를 천천히 구워버릴 기세인 Directorate의 치솟은 큐브들과도 송신탑을 품은 도시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수 세기에 걸친 산업 오염은 돌이킬 수 없이 이 세상의 생태계를 바꾸었다. Directorate는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상황을 바꾸려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익은 커져야 하고 제품 생산량은 늘어나야 하고 고객들은 만족해야 하니까. 오존층의 구멍, 돌이킬 수 없는 환경 변화, 방사성 낙진, 야생 돌연변이, 점점 어두워지는 낮과 까맣게 변하는 하늘… 그들은 이 앞에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이런 변화가 이렇게 완만하게 이루어진 이유는 분명 이전 세대들이 아무도 이것을 막을 엄두를 내지 못한 탓이겠지.
사람들은 도시 보호 돔과 Directorate의 큐브 밖의 세상을 행복하게, 즐겁게, 신나게도 무시하고 있었다. 연예가 소식이 이렇게나 재밌는데 환경파괴 보고서를 굳이 찾아 읽어서 머리아플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공기중 수은(Mercury) 농도가 다 뭐람?
푸, 방금 Fred Mercuro X가 뇌에 바로 다운받을 수 있는 최신 앨범을 냈다고!
ANNET 덕분에 언제나 과보호받고 만사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바깥 세상이 어떤 몰골인지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Directorate는 데드 존을 "엔터테인먼트" 로써 판매했고 다들 그 대단한 재미거리를 즐겼다. 폐허를 탐험하고 "쓰레기장의 이상한 괴수" 들에 대한 얘기를 제가끔 마인드-패드에 올리면서 말이다.

 

 

 

 

 

ENTRY: 398:

 

전근이 드디어 승인되었다! 신난다!
모순적이게도 내 백일몽과 악몽의 유일한 도피처는 데드 존이다. 존에는 야지주행차량에 붙은 이동용 송신기를 제외하고는 ANNET 송신탑이 없다. 하지만 그 이동용 송신기는 성능이 영 아닌 탓에, 관광객들은 왜 계속 마인드-텍스트를 쓰지 못하고 "입술 근육을 움직여 의사소통하는" "구시대적인" 방식에 의존해야 하냐며 투덜거렸다.

 

 

이제 펼쳐질 세상
그을린 땅과 흩어진 장관
말해 봐요 스스로
판단했던 마지막 때

 

눈을 열어봐요
놀라움의 연속 안
쓰레기의 산 너머
빛나는 초록 바다로

 

새로운 세상
죽은 도시가 잠든 곳
지금 함께 가요 저 곳으로
야지주행차 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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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그림 : Grimhel [link]
배경 : Alexiuss [link]

 

역주. 스나이퍼의 노래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삽입곡인 <A Whole New World> [link] 의 패러디입니다. 원문은 원곡과 운율이 맞게 패러디되어 있어 번역에서도 운율을 맞추기 위한 약간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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