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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07,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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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끔찍한 꿈 꿨다.

토르의 망치 지구 때려부순다.

불 막 끼얹는다.

차갑다. 까만 불. 햇빛 붙잡는다. 산 먹는다. 강 마신다.

불 욕심 많다. 너무 많다. 계속 배고파한다.

후레자식에 비열한 로키!

로키 내 주머니에 가면 넣었다.

이런 장난을! 치사한 짓이다!

하늘에서 온 재판관 나 탓한다. 이 로키 녀석.

나 아니다. 나 로키 아니다!

나 우긴다.

재판관 겁준다. 다른 신성한 문제만 신경쓴다.

내 말 듣지 않는다.

나 영영 괴롭힌다고 선고한다.

지구가 찢어지는 것 보인다.

싫다.


깨어난다.

꿈이 나 괴롭힌다.

동굴에 꿈 그린다.

날아가 버리게. 잊어버리고 싶다.


사는 것 좋다. 고기 맛있다. 겨울 춥다.

산에 절한다. 바람 이름 외운다.


고독함 위안이 된다.

사냥 내 천직이다.


늑대 떼 세다. 나 똑똑하다.

팔힘 강하다. 창으로 언제나 심장 찌른다.

정확하다. 자랑스럽다.


방문자인가? 짐승 정령이 간섭한다. 사냥하면 안 되나?

눈이 불붙은 숯처럼 빛난다.

저 눈. 저주받았다! 악마다!

눈 멀찍이서 빛난다. 창보다 세다.

늑대 떼 도망간다.


죽음의 신 같다. 나 갈 때가 됐나? 벌써?


사신 말한다.

악몽에서 나온 목소리.

목소리 더미로 만들어진 목소리가

마음을 창처럼 꿰뚫는다.

나 사신이 말하는 이름 듣고 무서워 떤다. 찰스.

나 찰스 아니다. 사신 착각했다.


나 사신의 의지에 대들지 않는다.

나 긍지를 갖고 따라간다. 우리 씨족이 원하는 대로.

사람은 사신의 명을 거슬러선 안 되느니라. 족장이 그렇게 말했었다.

사신은 나한테 목숨을 주고 필요할 때 거둬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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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물 딱딱하다.

지나갈 수 있다.

붉은 사신 - 날 어디로 이끄는 걸까?

왜 북쪽?

빙하?

얼음 사이로?


이거 누구. 내 거울상. 거짓말.


이게 나?


뭐?


스니피...


나는 찰스 스니피. 기억이 넘쳐오른다. 기억 너무 많다.

머리가 아프다. 난 누구지?

기억한다. 널 기억한다. 날 기억한다. 양 쪽의 나 전부를 기억한다.

여기에 있는 나, 너무도 원시적이고, 충동적이고, 간명하고, 자유로운 나.

저기에 있는 나, 미래의 세상에 있는 나. 미래의 죽어버린 세상. 사건의 지평선에 박살난 세상의 나. 스테이시스 필드 안에 영영 붙잡혀 있는 나.

응시가 길어질수록 더 많은 지식이 나를 채웠다. 엉망진창으로 겹쳐진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엉키며 망령들이 어른거려 의식을 잡아먹는다.

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지, 캔서? 난 여기 온 적이 있어. 먹을 것을 찾아서 얼음 동굴을 살피다가.

얼음 속 내 거울상 뒤에 얼비쳐 보이는 저건 뭐지? 저 검은 형체.

분명 저번에 지나친 적이 있지만 그리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었다.

나는 그 물건을 더 자세히 보려 얼음의 표면을 문질렀다. 저건... 그러니까 저건... 아냐, 이럴 리가 없어.

검은 바탕 위에 그려진 새빨간 하트. 그 머그컵이다. 그 머그컵이 있었다. 바로 여기에! 이 얼음 안에 갇혀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것도 네 장난질이야, 바이오매트릭스?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간섭한 일이 아니라고?!

네가 저걸 얼음 속에 넣어 놓은 게 아니란 말야? 그럼 누가 그런 건데?

이게 내 유전자 속의 기억이라니? 과거에 내 세포가 이 광경을 봤었다니 무슨 소리야?!

도대체 저 머그컵이 이 가늠도 안 되는 세기 전의 과거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어쩌다 빙하 '속에' 있는 거고? 왜?! 말이 안 되잖아!


로키...가 아니라 캡틴.

어디 박혀 있는지 몰라도, 보나마나 이게 다 당신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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