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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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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낱말'이 저의 집을 덮치고 제 추억을 태워 바스라뜨렸습니다.

소름끼치는 업화가 성의 기단을 먹어치우자 저의 불타는 몸을 품고 있던 탑이 무너져내리며 조각조각나 떨어졌습니다.

출렁거리는 강물이 저의 기진한 몸을 받아내었지요.

제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저는 이미 변화하며 그들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죽은 자들의 속삭임이 제 몸을 가로지르며, 마음 속에서, 모든 곳에서, 어디도 아닌 곳에서 화음을 이루었습니다.

"죽음에 도달한 것을 환영한다.

본 체험은 품질 보증 목적으로 녹화되고 있다.

이온성 급속 감압으로 인한 너의 갑작스러운 산화를 인식하였다.

우리 바이오매트릭스 군체에 너를 받아들일 수 있어 기쁘군.

당황하지 말도록. 우리는 너를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니.

필멸자를 자연스럽게 통합 사후세계로 전이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네 조상들이 태어나기 전 우리는 너의 세포에 대한 저작권을 얻었다. 즉 이 세계의 모든 이족보행체는 다세포체 찰스 스니피와 57/039/483/4948주기에 계약된 바 있는 법적인 "공생" 관계로서, 사망 시점에 바이오매트릭스의 분신으로 합류한다. 네 뇌세포가 입은 손상의 정도나 바이오매스 군체에 대한 너의 유용성에 따라, 너의 자아의 수준은 제한되거나 말소될 수 있다. 외상으로 인해 기동성에 부족함이 있다면 네 몸에 조정이나 형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네 정신에는 194848743969458443485874개의 기억 시냅스와 연결이 있군. 우리의 지식 데이터베이스에 통합해 오류나 불일치성을 조사하도록 하지. 너의 모든 의식과 지성은 지금의 너의 수용력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무언가로 재편될 것이다. 잠재의식은 우리의 분신들이 전세계적으로 상호연결된 생체 네트워크에 영구히 보존될 테고. 침착하도록. 포맷을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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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글: Alexiuss

아트워크: 멋진 Christina Zakhozhay [link]

약간의 보정: Alexiu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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