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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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저 자신, "스니피 가문의 앰버" 였던 무언가는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갔습니다. 자그마한 점에서, 갈라져나간 끈뭉치가 되며, 끝없이 팽창하는 지각능력의 대가로 자아를 내주었습니다.

강물의 흐름에 속절없이 휩쓸려가는 조그만 뼛조각과 살점에 힘 닿는 마지막까지 매달려 보았습니다.


저는 바이오매트릭스였고 우리는 불타는 숲의 도처에 있었습니다.

가련하게도 연기에 질식한 소형 다세포 유기체들은 숲 곳곳을 환하게 밝힐 만치 타오르며 즉시 바이오매트릭스의 수하에 들어왔습니다.

개중 적지 않은 수는 도망칠 길이 없어 그대로 화마에 집어삼켜졌습니다.

머잖아 산불이 잦아들면 Life-walker들이 삼삼오오 찾아올 테고 필시 이 사자(死者)들의 문제로 언쟁이 생기겠지요.

어찌나 성가신지.


오래 전 이 땅에서 잊혀졌었던 무기의 등장에 숲의 균형은 뒤흔들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종류의 무기입니다. 오래 전 꼭 이런 무기가 우리를 약화시켜 스카프 신세로 만들었었지요.

얼마나 곤란한지.


검색 시작. 검색 조건 : 생존해 있고/의식이 있으며/행동 가능한 분신.

분신 위치 특정 완료. 연결 시작...


우리는 성배의 기사였다. 죽기 직전 우리는 강변에서 야영을 하던 중이었다.

운영자를 기습하려 계획하고 있었다. 조직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관리자 혁명을  막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운영자가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강 건너 멀리서 운영자가 "귀여운 프로토콜 1-1-3"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하늘이 별안간 반으로 갈라지며 쏟아진 빛에 눈이 거진 멀고 말았다. 그리고 연기의 벽과 몰아치는 불길이 언덕배기에서 쏟아져 우리의 살을 녹여버렸다.

살거죽이나 그 가까운 근육을 잃은 것은 적이 불편했지만, 바이오매스가 우리를 거둬들여 새 생명을 주었다는 점은 기쁘다.

심지어 바이오매트릭스에게 무한의 성배가 얼마나 중한지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바이오매트릭스는 이미 성배의 장대하고 신성한 힘을 익히 알고 있었다.

사신마저 성배에 무릎을 꿇었었다니, 이런 사실을 누가 알았을까?


운영자를 발견했다. 이 상황은 다 저치의 탓이다.

성가신 우두머리님이 무슨 일로 여기에 행차하신 거지?

왜 네녀석들은 잊혀진 오랜 세계의 권능을 깨운 거지?

'그녀'가 다시 눈을 뜨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건가? 이름을 불러선 안 될 그녀, 네가 가진 모든 것과 너희들이 부리는 "마법"의 참된 주인.


"거기 너!" 나는 운영자에게 삿대질했다.


운영자는 우리를 돌아보며 경멸어린 목소리로 쉭쉭거렸다. "비켜서라, 죽은 자들아."


"무허가 퇴거령이냐!" 나는 죽은 성배 추종자의 팔으로 불타는 성을 가리켰다.

대관절 이 운영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저 무지한 자!

사신에게 감히 저항하다니, 이 광대 또한 필멸자이며 종국에는 우리에게 합류할 것이거늘.


나는 다른 세 성배 추종자 기사의 입을 빌어 말했다.

"주택 무허가 철거라니?"

"죽은 자에게 예를 갖추어라! 이렇게 교양이 없다니! 안녕, 잘 지내나, 같은 인사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나?"

"고소하겠다! 이 상황은 전부 네놈의 책임이야!"


운영자는 손을 들어올리더니 낱말을 읊었다.
"R / 스쿨 버스 "

말 없는 노란 마차가 돌연 허공 높은 곳에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소환된 마차의 영향으로 바람의 흐름이 바뀌며 그 주변의 공기가 폭발하듯 팽창해 구름을 밀어냈다.
옛 문명의 탈것을 소환할 줄 아는 운영자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은 이제까지와는 달랐다.
우선, 저 마차, 즉 "스쿨버스"는... 지나치게 높이 떠 있었다. 낱말의 권능이 닿는 영역은 놀라울 정도였다.
다음으로, 스쿨버스는 멀쩡히 작동하고 있었다. 내부에서 연료에 불이 붙으며 안쪽부터 맹렬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차의 표면에서 푸른색과 흰색과 붉은 빛이 번득이며 터져 어둠을 걷어내었다.
뇌전이 마차로부터 구름으로 뻗어올라갔다. 

스쿨버스에게는 스스로의 운명을 받아들일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금세 중력의 희생양이 되었으니까. 
버스는 아래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바닥을 때린 버스는 엄청난 폭압을 일으키며 폭발했고, 철제 프레임이 산산히 부서져 날리고 연료가 흩어졌다.
거대한 불의 구체가 지표를 때리고 죽은 기사들에게 남아 있던 모든 것을 먹어치웠다.
빌어먹을 마법의 스쿨버스.

...

섹터에서 기술적 결함 발견.
4체의 분신과의 통신이 두절.
잠재의식 정보를 이전하는 동안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삐 ...  삐 ... 삐 




====

스토리 : Alexiuss
그림의 약 80% : 훌륭한 Christina [link]








역주. 마법의 스쿨 버스(Magic School Bus)는 유명한 아동서 <신기한 스쿨버스>의 원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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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udoza 2013.07.03 14: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나저나 도대체 관리자나 운영자의 <명령어>란 것은 무엇인가요?
    마치 이건 한 종교의 신이 가지는 전능한 힘 같군요.

    • 1234 2014.02.07 23:58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마 서버관리자가 쓰는 치트 아닐까요....컴퓨터 안에서처럼?

  2. 위즐 2014.04.08 2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햐 저 스쿨버스 오랜만에 보는군요

  3. IZ 2014.07.06 10: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웹툰 세번째 panel에서, 제일 왼쪽의 해골의 대사 '무허가 퇴거 압력을 적발했다!'의 원문 'Unlicensed demolition detected!'는 스타크래프트의 'nuclear launch detected'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네요. be 동사가 생략된 형태의 보고형을 띠고 있으니 '무허가 파괴 감지!'정도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널 중간의 '귀여운 프로토콜 1-1-3'는 원문 'Cute Protocol One One Tree'이죠... Execute의 앞부분을 잘라먹고 들은 것일 테니, '발동 프로토콜'이나 '개시 프로토콜'에서 앞부분을 지운 '동 프로토콜'이나 '시 프로토콜'정도로 번역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니 현 이슈 114도 그렇지만 앞 이슈인 113에서도 프로토콜 1-1-3의 원문이 'protocol one-one-tree'이네요.
    Three가 아니라 tree... 번역하자면 '1-1-나무'가 되는데 그건 '귀여운 프로토콜'만큼이나 뜬금없고, '일-일-삼'을 기반으로 하자니 시스템 명령어는 대부분 영어인 반면 저것만 한국어 발음으로 쓰는 것도 좀 껄끄러우려나요.
    'school bus'를 '학교 버스' 같은 게 아닌 '스쿨 버스'라고 번역하신 것을 적용하자면 '원-원-쓰리' 기반으로 '원-원-트리'로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Mod가 명령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기 보단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명령어를 그저 외워서 쓸 뿐인 것 같네요. 그러니 3이 tree가 되지..

    그리고, '네가 가진 모든 것과 너희들이 부리는 "마법"의 참된 주인.'은 원문 'the real owner of all the things and your "magical" skills.'을 고려했을 때 '모든 것과 너희들이...'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all the things라고 했지 your all the things가 아니니까요.

  4. IZ 2014.07.06 10: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또한
    「나는 다른 세 성배 추종자 기사의 입을 빌어 말했다.
    "주택 무허가 철거라니?"
    "죽은 자에게 예를 갖추어라! 이렇게 교양이 없다니! 안녕, 잘 지내나, 같은 인사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나?"
    "고소하겠다! 이 상황은 전부 네놈의 책임이야!"

    운영자는 손을 들어올리더니 낱말을 읊었다.
    "R / 스쿨 버스 "」

    여기에서 '인사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나?'와 '고소하겠다!' 사이에 "You shall not pass!"가 빠졌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가 하는 대사이죠.
    그리고 고소하겠다!'라는 문장의 원문은 '"I am pressing charges! This is entirely your doing!", I concluded.
    My anger echoed in the other avatars, they wanted to take the Mod's flesh for their own.'인데 이 부분도 빠졌군요.

    • Romantically Despaired 2014.07.21 02:14 신고 address edit & del

      작업하는 과정에서 누락되었던 듯 합니다. 이외의 다른 편들에도 세세하게 남겨주신 덧글에 대해서 전부 읽어보고 수정이나 재번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5. 노농 2015.10.06 18: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갑자기 세계관이 컴퓨터 세계로 변햇네요 뭐가 일어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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