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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64









Issue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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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 경로 484 : 6677에 치명적 오류

뇌신경 경로 433 : 49에 치명적 오류

뇌신경 경로 302 : 393에 치명적 오류

수복 불가

주의 - 하드웨어 품질보증서가 만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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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깜박여 끝도 없는 잡동사니를 떨어내고 나는 캡틴의 존귀하신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 캡틴의 망원경이 인자하게 반짝였다. “상황 보고하게!”


 “죄송해요. 저 그러니까… 스니피를 부서뜨린 것 같아요. 평소처럼 놀고 있었는데…” 나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근데 이제 깨어나질 않아요. 어쩜 좋죠?”


“흐으으으음.” 캡틴이 콧소리를 내었다. “그러게 아침을 거르니 이 꼴이 나잖나.”

그렇게 말한 캡틴은 머그컵에 담긴 것을 스니피의 입에 들이부었다. 아마도 얼굴을 데었을 것 같다.

나는 움찔했다. 머그에 들어 있는 물은 항상 뭔가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위험했다.


“캡틴, 캡틴은 무한한 지혜 덕분에 모든 것을 알고 계시죠… 왜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거예요? 왜 스니피가 이렇게 망가진 건가요?” 무례한 질문을 한다는 생각에 무서워하며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 파일럿. 스니피를 그렇게 걱정하다니 자네답지 않군그래! 드디어 우정의 마법을 깨달았군!” 캡틴이 나를 향해 눈을 빛냈다.


나는 고개를 끄덕했다.


“알다시피 나도 예전에는 스니피였다네.” 캡틴이 주절거렸다. “옛날, 옛날, 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날에 말이지. 자네야 이해할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네만, 나는 원대한 운명을 위해서 스니피를 단련시키고 있다네. 스니피는 수많은 도전과 시련에 고생하고 인내해야 해. 성장하고 진화하기 위해서 말일세. 포켓몬처럼.”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지, 캡틴은 놀라운 목적을 위해서 우리 모두를 훈련시키고 계신 거야. 그치만 어떻게 캡틴이 옛날에는 바보 스니피일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나는 캡틴이 그저 경건함과 용기 그 자체인 채로 시간이 시작된 이래 쭉 존재하셨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어두침침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동안, 나는 스니피의 몸을 젖은 바닥에 눕혔다. 스니피의 몸은 기묘하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Credits

아트 디렉터 : http://alexiuss.deviantart.com/

일러스트 : http://tomasnarunas.blogspot.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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