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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81






Issue 181



인간 실험대상 찰스 스니피 - 개인 ID 04477645.



과거로 돌아가 세계를 바꾸려는 시도를 몇 번 더 해 보았다.

고무적인 결과는 한 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나는 457번 사망했다.


더 도ㄱ하ㄱㅔ 시도ㅎㅐ  보ㅏ야ㄱㅔㅆ는데.

안 해!


그러ㅁ 더 영ㄹㅣㅎㅏ게 시ㄷㅗ해 보ㄱㅓ나.

그래… 하아.


과거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이 현재에 있는 내가 점점 잊혀져간다.

이게 현실이 맞긴 할까? 애초에 현실이란 게 무슨 의미가 있지?

혹시 이 삶마저도 미래의 내가 과거를 고치려고 하는 멍청한 시도 중 하나가 아닐까?


ㅇㅏ직 미치ㄹ ㄸㅐ가 아ㄴㅑ, 차ㄹㅅㅡ.

내 머릿속에서 떠드는 양반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바이오매트릭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자주 들려온다.

언젠가 이 속삭임이 내 사고마저 먹어치워버리지 않을까 두렵다.

아ㄴㅣ, ㄱㅡ런 일으ㄴ 어ㅄ어.

아오! 바로 지금 그러고 있다고! 내 머리에서 나가!

그거ㄴ 이제오ㅏ선 약가ㄴ 늦어ㅆ는ㄷㅔ, 차ㄹㅅㅡ.

음, 과거로 돌아가서 내 머리에서 나가서 거기에 가만히 붙어 있어!

괴상한 4차원 변호사 같으니!


우리ㄴ ㅇㅣㅁㅣ 도ㅇ의했잖아, 차ㄹㅅㅡ. ㅇㅜ리는 ㅅㅔ계를 더 나으ㄴ 곳으ㄹㅗ 만ㄷㅡㄹ기 위해 세ㄱㅖ를 잠시ㄱ해야 해.


잠식, 잠식! 허구한 날 그 소리뿐이지!

네 숙주 노릇엔 질렸어. 네 아침거리로 이 별을 갖다바치는 것도 질릴 대로 질렸다고!

빌어먹을, 내가 철두철미하게 테이블을 세팅하고, 은수저를 놓고, 접시를 늘어놓는다 싶으면 와장창! 뭔지도 모를 게 테이블을 엎어버리지.

뭔가 바꾸려고 할 때마다 만사가 더 나빠지기만 해.


뭔가 변하지 않는 존재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우ㄹㅣ를, ㅈㅣ켜보고 이ㅆ지.

그래…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따라오고 있고.

우리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게.

내가 우주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걸 막으려는 건가?

엉마ㅇ진창으로 만들ㄱㅓ나, 혹으ㄴ 29%쯤 향사ㅇ시키는 것을 말ㅇㅣ지?


나는 방독면을 문질렀다. 왜 내가 아직까지 이 바보같은 물건을 뒤집어쓰고 있지?

이제 숨쉴 필요도 없는 것 같은데.

애저녁에 던져버리고 이 물건이 겹겹이 쌓인 구름 사이로 팔랑거리는 모습이나 구경할걸.


ㄱㅡ건 조ㅎ은 생가ㄱ이 아닌ㄷㅔ, 차ㄹㅅㅡ.


또 무슨 소리야?


그거ㄴ 뭐라ㄹ까… 지그ㅁ 네 어ㄹ굴 위ㅇㅔ 녹ㅇㅏ붙어 이ㅆ거든.


뭐?


넌 적자ㄶ이 오래ㅅ도ㅇ안 죽어 있어ㅆ으니 마ㄹ이지, 차ㄹ스. 우리느ㄴ 네 ㅁㅏ스크를 구ㅜ서ㅇ하는 플ㄹㅏ스틱을 네 어ㄹ굴의 ㅋㅔ라틴과 융합시ㅋㅕ서 안면 방ㅇㅓㄹㅕㄱ을 4% 증가시키기ㄹㅗ 겨ㄹ정했거든. 시ㄴ경쓰ㅈㅣ 말아ㅆ으면 좋겠구ㄴ ㄱㅡㄹㅐ.


뭘 했다고?


그 마ㅅㅡ크는 이제 네 얼구ㄹ의 일부ㄹㅏ 그 마ㄹ이지. 억지ㄹㅗ 뜨ㄷ어내려고 하면 어ㄹ굴 피ㅂㅜ가 대부부ㄴ 같ㅇㅣ 딸려ㄴㅏ올걸.


내 얼굴! 내 잘생긴 얼굴을!


그렇ㄱㅔ 사ㅈㅣ를 후ㅣ두르지 말라고, 차ㄹㅅㅡ. 내며ㄴ의 너 자신으ㄹ 바ㄷ아들여.

뭐 어ㄸㅐ, 장담하거ㄴ대 ‘미ㅅㅡ 유니ㅂㅓ스’ 코ㄴ테스트ㅇㅔ서 분명ㅎㅣ 입상하ㄹ 수 이ㅆ을걸.

우ㅈㅜ ㅇㅢ회에 프로피ㄹ을 ㅂㅗ내서 차ㅁ가등로ㄱ이라도 해ㅇㅑ겠어. (찡그ㅅ찡그ㅅ) (으쓰ㄱㅇㅡ쓰ㄱ)


나는 두 손으로 이제 나의 새 얼굴이 된 플라스틱 안면을 쓰다듬어 보았다. 플라스틱의 조직을 방염 장갑 위로 느낄 수 있었다. 얼굴 위의 원자들이 장갑을 통해 느껴졌… 잠깐, 뭐라고?! 


그 장가ㅂ도 ㅇㅣ제 네 이ㄹ부야, 차ㄹㅅㅡ.


이 빌어먹을 자식아!!!


방염 재킷을 만져 보았다. 내 몸의 일부로 느껴졌다. 거친 탄소 피부가 한 겹 더 있는 것처럼. 재킷마저 이제 내 피부야! 으아아아아!


알아ㅊㅐ는 데 퍼ㄱ이나 ㅇㅗ래 걸리느ㄴ군그ㄹㅐ.


빌어먹을! 이런 젠장! 언제부터 이 꼴이 된 거야?

나는 그로모프 박사를 돌아보았다. 박사는 쇼핑카트에 처박혀 축 늘어져 있었다.

박사님은 아직 피부가 있으시겠죠. 피부가 제대로 붙어 있어서 참 좋으시겠어요.


바ㄱ사는 네 말으ㄹ 드ㄷ지 못해, 차ㄹ스. 혼수상ㅌㅐ니까.


어쨌든 피부는 있잖아!


오ㅐ 그렇ㄱㅔ 끝ㄷㅗ 어ㅄ이 투더ㄹ거리지 모ㅅ해 안다ㄹ이지? ㄴㅔ게는 방여ㅁ 피부ㄱㅏ 있자ㄶ나, 차ㄹㅅㅡ.


으아아아아아!


나는 이 열기구에 로프 하나로 연결되어 저 아래편에 행복하게 대롱대롱 매달린 파일럿을 내려다보았다.

지면과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파일럿한테는 피부가 있을까? 만약 저 녀석 앞에서 내 얼굴을 뜯어낸다면 파일럿은 어떻게 반응할까? 슬퍼할까? 아니면 즐거워할까? 진지하게 여길까, 그저 놀림감으로 취급할까? 파일럿은 시뻘건 해골 괴물과 여전히 친구가 되어 줄까?

높은 확률로 그럴 것이다. 어쨌든 파일럿은 무시무시한 거대 벌레도 애완동물로 삼고 앉은 녀석이니까.

불쌍한 파일럿. 우리가 포토샵을 두고 온 걸 기억해내면 꽤나 속상해하겠지.


나는 겹겹이 낀 구름 너머 먼 저편을 돌아보았다. 포토샵은 지금쯤 뭘 하고 있으려나.


Credits

맛깔나는 후원자 여러분께 포옹과 키스를


아트 디렉터: Alexiuss

일러스트: lidanm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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