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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58, 59




COMMENT

꾸고 있어

그저 꿈꾸고 있었어

어딘가 다른 곳 다른 시간 속

내가 집이라 불렀던 무언가를


역주. 코멘트는 Green Day의 음악인 'Before the Lobotomy' 의 가사를 변용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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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동안 나는 주식회사 GOOD Directorate의 사원으로 근무했다.

 Directorate 사는 독점권들을 긁어모아서는 고용한 변호사들의 더러운 손이 닿는 곳 전부, 프로그램부터 발명, 의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저작권을 행사했다. 사람의 아주 기본적인 권리와 개념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저작권법에서 정한 기한은 처음엔 이십 년으로 늘어났고, 다음엔 백 년, 그리고 나중에는 영구적 권한으로 바뀌었다.

  Directorate가 수면행위의 저작권을 가지게 된 뒤부터는 그들을 막을 사람은 없었다. 문제는 Directorate가 ANNET이라는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 때부터 시작되었다. ANNET은 사람의 정신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뇌신경 네트워크다. ANNET은 사람들이 항상 인터넷을 볼 수 있고, 눈을 깜빡이거나 사고하는 것만으로도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잠을 자는 동안 게임을 하거나 영화까지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삼십억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언제나 넷과 연결되어 있다는 게 상상이 가는가?

 사람들은 정보가 세상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보들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발행되자,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간단히 검열되거나 방대한 대중문화의 쓰레기같은 정보들 사이로 묻혀 사라졌다.

 ANNET에 접속하기 위한 신경 접속장치는 초기에는 파란 머리띠였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작아졌다. 그리고 종국에는 Directorate에서 같은 파장의 전파로 넷을 발신해 사람들의 사고를 구성하게 되면서 장치는 거의 필요없게 되었다. 나는 설계자나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보니 이 이야기에서 기술적인 측면은 조금 왜곡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부터 내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나는 신경 네트워크 접속장치로 ANNET에 접속할 수 없는 소수의 희귀체질 생존자 중 하나였다. 덕분에 사고만으로 네트워크를 살필 수도 없고 잠도 거의 잘 수 없는 나는 장래성이라고는 없는 말단 직책에 남겨지게 되었다. 머리띠는 나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었고 신경 송신탑은 만성적인 두통을 불러왔다.

 내가 눈을 감을 때마다 네트워크는 내 정신에 접속하려 들었다. 나는 끔찍한 악몽과 더불어 진절머리나고 현실감을 앗아가는 미래의 풍경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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