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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저 자신, "스니피 가문의 앰버" 였던 무언가는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갔습니다. 자그마한 점에서, 갈라져나간 끈뭉치가 되며, 끝없이 팽창하는 지각능력의 대가로 자아를 내주었습니다.
강물의 흐름에 속절없이 휩쓸려가는 조그만 뼛조각과 살점에 힘 닿는 마지막까지 매달려 보았습니다.
저는 바이오매트릭스였고 우리는 불타는 숲의 도처에 있었습니다.
가련하게도 연기에 질식한 소형 다세포 유기체들은 숲 곳곳을 환하게 밝힐 만치 타오르며 즉시 바이오매트릭스의 수하에 들어왔습니다.
개중 적지 않은 수는 도망칠 길이 없어 그대로 화마에 집어삼켜졌습니다.
머잖아 산불이 잦아들면 Life-walker들이 삼삼오오 찾아올 테고 필시 이 사자(死者)들의 문제로 언쟁이 생기겠지요.
어찌나 성가신지.
오래 전 이 땅에서 잊혀졌었던 무기의 등장에 숲의 균형은 뒤흔들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종류의 무기입니다. 오래 전 꼭 이런 무기가 우리를 약화시켜 스카프 신세로 만들었었지요.
얼마나 곤란한지.
검색 시작. 검색 조건 : 생존해 있고/의식이 있으며/행동 가능한 분신.
분신 위치 특정 완료. 연결 시작...
우리는 성배의 기사였다. 죽기 직전 우리는 강변에서 야영을 하던 중이었다.
운영자를 기습하려 계획하고 있었다. 조직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관리자 혁명을 막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운영자가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죽어버렸다. 강 건너 멀리서 운영자가 "귀여운 프로토콜 1-1-3"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하늘이 별안간 반으로 갈라지며 쏟아진 빛에 눈이 거진 멀고 말았다. 그리고 연기의 벽과 몰아치는 불길이 언덕배기에서 쏟아져 우리의 살을 녹여버렸다.
살거죽이나 그 가까운 근육을 잃은 것은 적이 불편했지만, 바이오매스가 우리를 거둬들여 새 생명을 주었다는 점은 기쁘다.
심지어 바이오매트릭스에게 무한의 성배가 얼마나 중한지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바이오매트릭스는 이미 성배의 장대하고 신성한 힘을 익히 알고 있었다.
사신마저 성배에 무릎을 꿇었었다니, 이런 사실을 누가 알았을까?
운영자를 발견했다. 이 상황은 다 저치의 탓이다.
성가신 우두머리님이 무슨 일로 여기에 행차하신 거지?
왜 네녀석들은 잊혀진 오랜 세계의 권능을 깨운 거지?
'그녀'가 다시 눈을 뜨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건가? 이름을 불러선 안 될 그녀, 네가 가진 모든 것과 너희들이 부리는 "마법"의 참된 주인.
"거기 너!" 나는 운영자에게 삿대질했다.
운영자는 우리를 돌아보며 경멸어린 목소리로 쉭쉭거렸다. "비켜서라, 죽은 자들아."
"무허가 퇴거령이냐!" 나는 죽은 성배 추종자의 팔으로 불타는 성을 가리켰다.
대관절 이 운영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저 무지한 자!
사신에게 감히 저항하다니, 이 광대 또한 필멸자이며 종국에는 우리에게 합류할 것이거늘.
나는 다른 세 성배 추종자 기사의 입을 빌어 말했다.
"주택 무허가 철거라니?"
"죽은 자에게 예를 갖추어라! 이렇게 교양이 없다니! 안녕, 잘 지내나, 같은 인사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나?"
"고소하겠다! 이 상황은 전부 네놈의 책임이야!"
역주. 마법의 스쿨 버스(Magic School Bus)는 유명한 아동서 <신기한 스쿨버스>의 원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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