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90

|










Issue 190



거기 자네! 우리를 투르 드 프랑스에 데려다 주게! 빨리!

캡틴이 녹슨 관광버스의 차창을 두드렸다.


나는 지적했다.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 관광이 아니라 자전거 경기 이름이에요. 그리고 그 관광버스는 최소 십 년 전에 고장났고.”


“이 버스 친구가 말하길 얘의 여행안내엔터테이너로 등록된 사람이 지금 없다고 함당. 그리고 그런 사람이 허락해 주지 않음 관광이 법적으로 안 된다고용.” 파일럿이 거들었다.


캡틴이 파일럿을 돌아보았다. “그러면 이 차량의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게. 그 가이드는 어디 있나?”


파일럿은 버스를 지그시 쳐다보더니 양팔을 휘저어 무슨 신호 같은 것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간중간 캡틴을 돌아보았다.


“이 버스 친구가 말하길 사람 친구가 오래 전에 잠들었다고 함다. 뜨거운 커피를 아무리 부어도 깨어나지 않는다고!”


“지방에서 하는 일처리라는 게 다 그렇지! 관광객이 있는데도 가이드란 양반은 쿨쿨 잠만 잔다니까!”


“버스 친구, 이 주변에 우리 관광을 도와줄 안 자는 가이드가 있을까? 으흠. 그럴 수가?”

파일럿은 내 쪽을 돌아보더니 나를 새삼스럽게 평가하듯이 고개를 삼십 도쯤 옆으로 기울였다.

“스니삐이이, 너 어떻게 네가 자격증까지 있는 관광가이드인 걸 우리한테 말 안 해 줄 수가 있어? 세상에...”


“고거 참 멋진 소식이로군! 스니피, 자네의 그 자격증까지 딴 재능으로 우리의 모험을 도와주게!” 캡틴이 파일럿의 말을 끊으며 나를 끌어들였다.


“어떻, 뭐라고?” 나는 말까지 더듬었다. 내가 데드 존 관광가이드였다는 걸 파일럿이 어떻게 알았지?

나는 버스를 쳐다보았다. 가능할 리가 없다. 가능할까? 다시 나는 파일럿을 의혹에 찬 시선으로 응시했다. 혹시 뇌신경 인터페이스를 쓰던 시절의 일을 (내가 그 물건을 박살내기 전에) 기적적으로 기억해내서 나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된 걸까?


파일럿이 혀를 찼다. “스닙스, 프랑스 버스안내양이 네 자격을 인정해 줄징 어떨징 모르겠엉. 그리공 네 앞으롱 주차 딱지강 엄청 많이 붙어 있엉. 안내양이 생각하기엥 네가 탈것을 다루기엥 너무 무신경해 보이나봥. 들어 봐봥, 투어 탱크를 장애인 주차장이랑 인도에 반씩 걸쳐성 일 년씩이낭 불법주차해 놓는 사람이 어딨엉?”


캡틴이 허공에 손짓했다. “캡타니아의 대총독의 이름으로, 본인이 지금 주차 요금을 무효로 하겠네. 그러면 일이 진행되겠지.”


“캡틴, 너무 자비로우신 거 아닌가용!” 파일럿이 항의했다.

“스닙스가 이런 거대한 자비를 받을 만한 인물은 아니잖아용. 주차실력이 그렇게 끔찍한데. 스닙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 주차 요금은 반만 남겨 두는 것으로 하는 건 어떻겠슴까?”


“알았네, 알았어. 이제 자네, 버스에 오르게.” 캡틴이 나를 쿡쿡 찔렀다.


“예? 하지만……” 내가 반문하기도 전에 캡틴은 내 손을 잡아당겼다.

그 동안 파일럿은 관광버스의 문을 밀었다. 반쯤 부식된 문은 삐걱거리며 저항했다. 왼쪽 문틀이 파일럿의 우악스러운 손에 쇠와 플라스틱 조각으로 화했다.


. . .


이제 우리는 고장난 관광버스의 뻥 뚫린 이층에 앉아 있었다. 눈으로 덮인 시트가 캡틴과 파일럿의 엉덩이 아래에서 부서지는 소리를 냈다. 엔지의 허청거리는 몸뚱이는 다른 좌석 열에 구겨넣어졌다.


“자, 그럼 출발합세!” 캡틴의 렌즈가 내 방향으로 반짝거렸다.


“으음.” 대답은 하면서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파리의 정경을 스쳐지나는 동안 놀랍고 고색창연한 파리의 옛이야기로 우리를 배부르게 대접해 주게!”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흠……크흠…… 그래서 지금 우측에서 에펠 탑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에펠 탑은 그러니까……19세기에 지어졌고……아마도 국제 연맹이 지었던 것 같네요.”


파일럿이 딴죽을 걸었다. “바보 스니피, 설명이 비껴나가잖아. 에펠 탑은 에펠 씨가 세운 거야아앙!” 


“그냥 네가 이리로 와서 가이드 하지 그러냐?” 라고 말하려는 차에, 캡틴이 파일럿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내고는 선포했다.

“공식 관광가이드를 방해하지 말게! 설명은 진실이 아닐지언정 그의 자격은 진실하네!”


한숨을 내쉰 나는, 역사 시간에 (대체로 자면서) 주워들은 대로 “파리-랜드의 근사한 역사”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Credits

후원자 여러분께 포옹과 사랑을


아트 디렉터 : Vitaly S. Alexius

일러스트레이터: lidanmrak










역주. 이번 화의 파일럿은 프랑스어의 발음을 흉내내 말하고 있습니다.

신고

'Arch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sode 192  (12) 2015.06.27
Episode 191  (1) 2015.06.27
Episode 190  (7) 2015.06.25
Episode 189  (6) 2015.06.25
Episode 188  (53) 2015.02.13
Episode 187  (6) 2015.02.11
trackback 0 And Comment 7
  1. 물고기 2015.06.25 08: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ㄷㄷ 오랜만입니다!
    기다렸어요 ;-;

  2. 유숲 2015.06.25 14: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파일럿 귀여운ㅋㅋㅋㅋㅋ오랜만에 들어오니까 꽤 올라와 있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ㅇ^

  3. 다음편 2015.06.25 23: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진짜 너무 반갑네요

  4. nad 2015.06.26 22: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보내요 핳

  5. ㅋㅋㅋㅋ 2015.07.05 18: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감사히 잘 보소 있습니다

  6. HELTA 2015.07.07 14: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호오 그렇다면 전에 파일럿vs스니피에서 파일럿이 말한 관광가이드가 진짜였구나..이제 스니피는 자신이 가이드라는걸 부정할 수 없습니다

  7. ㅇㅇ 2015.11.17 10: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애인주차구역옆인도에 비스듬히 불법주챀ㅋㅋㅋㅋ불법주차끝판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