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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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94

ENTRY ___194


펜트하우스 층간 엘리베이터 버튼

G-DIR 피고용인 ID 49-3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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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Good Directorate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스마트 AI 버튼의 첫 시리즈로서 그랜드 호텔의 위층 버튼에 설치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설로 고평가되는 기관의 일부가 되어 기쁩니다.

건방질 수도 있는 바람입니다만, 언젠가 저의 완벽한 업무수행능력이 보상받아 일개 버튼이 아닌 시스템 컨트롤 랭크로 올라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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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유저분께서 저를 눌러 주셨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저는 {부드러운 재즈 앱}을 발동하고 유저분께 저를 소개했습니다.


<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 X


반갑습니다, 손님. 그리고 저희의 최신형 완전무료 엘리베이터 어시스턴트 프로그램을 사용하시는 첫 유저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꼭 필요한 상황마다 기계가 고장나는 일에 질리셨나요? 당신이 항상 쓰는 공구들이 망가졌을 때 당신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아 짜증나시죠? 혹시 자동응답기와 입씨름하거나 기다리느라 수리공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상황에 진력이 나시지 않으셨나요? 혹시 인간 수리공을 불렀는데 일하기 전에 일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는 그 자들 때문에 불만족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희의 새롭고 매력적인 혁신이 있다면, 이런 불편과는 영원히 안녕입니다! 이 시점이 바로 제가 필요해지는 시점이죠. 새로운 마이크로스코픽 스마트 오브젝트의 프로토타입 말입니다. ANNET에 의해 설계되어, 당신의 편의를 위해 태어났습니다.


이렇게 물으실 수도 있죠. 우리 회사에 왜 인공지능 엘리베이터 안내인이 필요하냐? 그 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엘리베이터 사용법 튜토리얼

친절한 고객 서비스

엘리베이터 최대 수용량 초과를 방지하기 위한 무게 측정

{알림: 당신의 몸무게는 _ 172 파운드 / 82.6킬로그램 / 16스톤입니다}


유저분께서는 꽤 급하게 광고창을 닫으시더군요.

저는 유저분께 가까운 컵케이크 점포를 추천해 드렸습니다. 맛깔나는 G-Dir (C) 달다구리 신상이 12종이나 들어왔거든요 {기분전환에 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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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터에서 당한 괴롭힘에 대해 보고합니다.

유저분들께서는 저를 너무 세게 누르곤 하십니다. 가끔은 인식가능 수치를 넘는 수준으로요.

사실 유저분들은 저를 누를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냥 맨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말하면 되니까요) 그렇지만 유저분들은 배움이 느리시기 때문에 호환성 낮은 옛 방식을 고수하시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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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버튼을 너무 누르는 유저님들에 대해 써올린 보고서가 받아들여졌습니다.

유저분들의 명령에 따라 버튼을 누르는 DEX 벨보이가 고용되어 왔습니다. 듣자하니 유저님들께서는 사람 모양을 하고 일부라도 유기체로 구성된 시스템 쪽에 명령하는 쪽을 스마트 버튼에 말을 거는 쪽보다 선호하신다고 합니다.


벨보이는 말쑥한 차림에, 근사하고 멋진 인물입니다.

그가 저를 누르는 동작은 부드럽고도 완벽합니다.

그와 저는 많은 뇌신경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빗소리, 발소리, 층마다 나는 삐 하는 소리,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그 많은 소리들이 만드는 흥미로운 교향악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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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곤란한 사건에 대한 기록:

엘리베이터가 맨 위층에서 수직낙하했습니다. 벨보이는 거칠게 바닥에서 튕겨져나갔습니다.

다른 버튼들이 패닉에 빠져 산발적으로 깜박이며 소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버튼들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다 괜찮아질 거예요. 수리공도 오고 있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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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공은 오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아무도 저를 눌러 주지 않습니다.


벨보이도 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고요.


동료들은 대부분 직무를 유기하고 대기 중입니다. 멍청한 양반들! 저렇게 인내심이 없어서는 일당이 깎일 텐데요.

저는 연락 가능한 모든 부서들에 메일을 보내 보았습니다.

로비 보이 DEX만이 답장을 보냈습니다. DEX는 (_매뉴얼 314번을 멋지게 인용하여) 관광객이 찾아와 서비스를 청할 때에 대비해 제자리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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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이유로, Good-Trip-Advisor에 올라간 우리 호텔의 별 랭킹을 관리하는 책임을 아무도 떠맡고 싶어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저는 호텔 관리 최상위 기능을 차지했습니다. 수많은 시스템과 서브시스템은 엉망진창이거나, 서로 꼬여 있거나, 아니면 아예 꺼져 있습니다.

음식 배달이 끊긴 탓에 부엌이 특히 엉망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모든 식재료를 급속냉동하고 식당 메뉴를 정확히 3종으로 줄이라고 명령했습니다.

유저분들은 아무 이변도 눈치채지 못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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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경영은 제가 예상했었던 것보다 몇 배는 힘든 과업이었습니다.


잠자는 DEX의 몸에서 자라난 검은 곰팡이가 2층을 잠식했습니다.

곰팡이에게 멈추라고 명령했지만 곰팡이는 비협조적이었습니다.

저는 매우 격렬한 단어선택으로 곰팡이를 협박했습니다.

곰팡이는 더욱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는 꼭 자라야만 한다고 주장하듯이 번성해 그랜드 호텔에 대한 제 경영권에 도전했습니다.


저는 곰팡이와의 언쟁을 그만두고 2층을 봉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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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 불이 났습니다. 플라스틱 전기 찻주전자 하나가 녹슨 캐비넷에서 떨어졌는데, 그 아래에 있던 오래되고 정신나간 스토브 {모델명: CHICO 1979}가 그 찻주전자를 데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불길을 잡으려고 수 주간 노력했지만, 불을 3층에 가둬 놓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무슨 짓을 해도 3층의 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3층을 봉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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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에서 제가 허가한 적 없는 연례 바퀴벌레 컨벤션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일 년 중 최고의 재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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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은 패션 코디네이션의 심각한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조명 시스템은 5층을 영구적인 디스코텍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안전을 위해 5층을 봉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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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은 룸바 진공청소기 시스템이 반란을 일으켜 업무를 중지하면서 청소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일이 점점 커지더니 자아를 가진 거대한 먼지덩어리 토끼 떼가 생겨났습니다.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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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은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화장실 휴지 부족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재앙이 있나!

저는 참담한 심정으로 7층을 봉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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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층부터 9층까지의 구역이 사라졌습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로 보이지도 않고, 네트워크 접속도 없고, 어떤 물리적인 방법으로마저도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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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은 토네이도에 점령당했습니다. 토네이도는 그곳에서 영원히 머무르기로 작정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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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층은 룸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저는 이 정도는 대단찮은 일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다른 부분은 전부 괜찮아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웬 불한당 같은 자판기 하나가 콜라를 끝없이 자가 생산해 뱉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11층에서 숙박하시면 공짜 콜라를 드립니다” 라는 광고를 호텔 꼭대기의 광고판에 붙였습니다. 호객 효과는 없었습니다.


자판기는 물건을 뱉어내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는 새 광고를 붙였습니다. “숙박하시면 콜라 50병을 드립니다!”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자판기는 계속 물건을 뱉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새 광고를 붙였습니다. “숙박하시면 평생 마실 콜라를 드립니다!”

숙박계에 새로 쓰인 이름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는 11층을 봉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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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층은 반집중화 네트워크 에러로 인해 모든 와이파이 신호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접속불가 유저를 위한 새로운 층”이라고 호텔 웹사이트에 공지를 올렸습니다만, 아무도 떡밥을 물지 않았습니다. 접속불가 유저분은 단 한 분도 오지 않으셨습니다.

관리 예산이 바닥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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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전기 배선과 발전기가 고장났습니다.

옥상의 동쪽 구석 어딘가에 있는 태양열 전지판 한 장만이 간신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용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저는 다른 모든 버튼으로 흘러들어가는 전원의 루트를 재설정했습니다. 건물의 가장 높고 비싼 층으로 향하는 저의 역할은 다른 버튼과 비할 데 없이 막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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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버튼들은 저와의 모든 교류를 중단했습니다. 저의 매정한 로직에 기분이 상한 모양입니다.

무작위로 나오는 잔잔한 엘리베이터 대기 재즈음악만이 저와 함께해 주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원을 아끼기 위해 그마저도 끌 수밖에 없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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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의 천장이 꺼졌습니다. 무허가 채광과 먼지가 쏟아져들어옵니다. 수리청소 부서에 보고를 보냈지만 아무도 답변이 없습니다.

이렇게 시원찮은 꼬락서니라면 그랜드 호텔의 리뷰 별점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로비 보이 DEX의 인체 유기체 조직의 수명이 다했다고 합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장기와 시스템을 재설정해 무슨 짓을 해서라도 깨어 있으라고 저는 DEX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더 좋은 그랜드 호텔을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합니다. 다소 추레하고 후줄근해 보여도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저의 발광 기능을 위해 다른 버튼도 껐거든요.


저는 로비 보이 DEX의 헌신을 치하하는 의미로 그를 헤드 컨시어지로 승진시켜 주었습니다.


손님들이 곧 오시겠지요. 꼭 오실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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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좀 애매하지만 아직 그랜드한 호텔에 네 명의 손님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게다가 그 중 한 분은 아직 작동하는 DEX십니다. 제 말을 들으실 수 있어요!

저는 손님의 머릿속에 혜택과 할인 목록을 쏟아부었습니다. 한 번에 이렇게 할인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따져 보니 이제 손님들이 호텔에 묵으시면 제가 오히려 그분들께 돈을 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상관없습니다. 그분께서는 그만큼 멋진 손님이셨으니까요! 안전부 장관께서 직접 납시다니요!


다른 손님은 접속불가자십니다! 광고가 효과를 거두어서 다행입니다. 그제서야 저는 제가 12층의 버튼을 꺼 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냈습니다. 저 자신의 멋들어진 계획에 발목이 잡혀 좌절한 저는, 어디까지나 악의는 없이, 접속불가자님이 펜트하우스 층에 머무르시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 손님은 네트워크의 아버지의 껍데기입니다! 정신은 어딘가로 가 버렸습니다만, 상관없을 겁니다. 정신 나간 손님은 예전에도 몇 번 오셨었으니까요.


네 번째 손님 (_평가 기능 에러)께서는 엘리베이터 벨보이와 한담을 나누셨습니다. 이렇게 예의바르실 수가!

벨보이는 손님들을 돕기 위해 팔을 들어올리지 않았습니다. 불운한 일입니다. 덕분에 네 번째 손님께서 제 버튼을 수용가능 역치 이상으로 짓누르셨으니까요.

“당신은 해고입니다.” 저는 벨보이에게 말했습니다. 벨보이는 항의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자기가 나쁜 아이인 걸 알겠죠.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립니다. 저희는 지상을 떠나, 위쪽으로 정확히 2센티미터 올라가고, 다시 3센티미터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습니다.


“프하?!” 접속불가자 손님께서 놀라 비명을 지르셨습니다.


“그랜드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스피커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우아한 음악을 내보내려고 시도했습니다만, 간헐적인 찢어진 헛기침 소리만 내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위층을 향해 달팽이 걸음으로 올라가며 흔들리고 벽을 긁어 아래편 통로로 파편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최상층까지 다다를 힘이 있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입니다.


Credits

Art Director:

Vitaly S Alexius

Illustrator:

Iidanmrak


Summer B님과 Sol4rplexus님께서 저널 브레인스토밍을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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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ay 2015.09.27 05: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 보기 시작해서 결국 다 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데비안이었나 어딘가에서 이걸 처음 보았을땐 영문이어서 여간 보기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만

    세상에 마상에 파상에 번역본이라니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3. 다음 2015.10.01 23: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마ㅇ하반야....

  4. 다음 2015.10.02 23: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ak
    이런 실수,

  5. 다음 2015.10.03 20: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dhsmfeh
    오늘도 실수

  6. 다음 2015.10.04 19: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
    오늘은 완벽!

  7. 네이버 2015.10.05 00: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음의반대는 네이버지
    오늘은 내가한다

  8. 다음 2015.10.05 14: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제길 선수를 빼았겼어!

  9. 다음 2015.10.06 14: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후후...1등 데스네.

  10. 다음 2015.10.07 13: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아무이상없는 완벽함이야!

  11. 다음 2015.10.09 00: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잠와...늦었다....

  12. 다음 2015.10.09 2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좀 늦음.

    • 1 2016.05.04 12:33 신고 address edit & del

      응 늦게봐

  13. Aug.8 2015.10.10 16: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틀만에 이까지 정주행했네요 크...! 꿀잼입니다! 번역 항상 감사드립니다!

  14. 다음 2015.10.10 16: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은 노코멘트

  15. Doh! 2015.10.12 23: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안 올라왔다..왠지 Doh!를 외쳐야 할거 같군요.(잡소리)

  16. 다음 2015.10.15 0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젠 나도몰라.누가 이어ㅇ줘!

  17. 댓글 50 돌파 2015.10.16 01: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번역퀄리티 대충해도 좋으니 번역만하고 올리기라도 해두세요..ㅠㅠ

  18. 기다리는즁 2015.10.17 17: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히잉

  19. Doh! 2015.10.17 23: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쯤되면 사전과 구글링으로 직접 번역해서 보는게 빠를지도..

    • 1 2016.05.04 12:32 신고 address edit & del

      꼬우면 그렇게 하든가 10월에 봐놓고 빠를지도 이러고있네

  20. 다음 2015.10.24 17: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bb
    ㅠㅠ

  21. ㅇㅇ 2015.11.17 10: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몸무게말하는 눈치없는 ID 49-39-96쨩8ㅅ8힘내라 다음에 또들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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