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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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95



젠킨스 클라우스, 덱스 #48472095

그랜드 호텔: 로비 보이 / 컨시어지


분리의 여섯 단계.

삶이란 우리 모두를 잇는 우연처럼 보이는 필연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신들을 이렇게 한 일행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벗들이여.


무엇이 당신들을 그랜드 호텔로 이끌었습니까?

얼마나 머물 예정이시죠?

우리 호텔 매니저인 버튼 49-39-96에 대해서는 양해해 주십시오.

때에 따라 고압적이기도 하지만, 좋은 의도로 그러는 겁니다. 착한 아가씨에요. 제가 그녀의 그런 점을 좋아하죠.

아마 당신들 모두 궁금해하고 있을 것 같군요. 제가 어쩌다 이곳 그랜드 호텔에서 헤드 컨시어지와 로비 보이로 일하게 되었는지.

모든 흥미진진한 이야기에도 시작은 있지요.

어느날 제 창문에 앉아 제 주의를 끈 벌 한마리가 제 이야기의 시작이 될 겁니다.


. . .


“애니, 저건 뭐지?” 기묘하게 생긴 작은 줄무늬 털복숭이 생물체를 오른눈으로 클릭해 가리키며 저는 물었습니다.

“벌이에요.” 애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저의 뇌신경 인터페이스에 답해왔습니다.

“벌? 벌은 뭐지?” 저는 되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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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란 날아다니는 유기체 곤충으로, 말벌이나 개미와 근연 관계입니다. 제가 만들어지기 전, 벌들은 수분(受粉)및 벌꿀과 밀랍 생산에 주된 역할을 했습니다. 이전에는 약 20,000종, 7~9과의 벌이 존재했습니다.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 전역에서 발견되고, 곤충으로 수분되는 모든 수목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서식했습니다.

벌은 꿀과 꽃가루를 주식으로 합니다. 전자는 주로 에너지원으로, 후자는 단백질 및 영양분을 얻는 용도입니다. 벌이 멸종된 년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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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은 끝없이 이어지며 점점 과학으로 떡칠되어 지루해졌습니다.


“세줄요약해, 애니! 그래서 벌의 존재의의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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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좋아하시나요? 사탕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사탕에는 꿀보다 맛있는 G-Dir의 (C)달다구리가 들어 있답니다.

한때 사람들은 벌을 키우기도 했지요.

양봉 벌은 유저를 위해 꿀을 만들고, 유저는 그 꿀을 사탕 회사에 팔아서 돈을 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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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돈 좋지. 저는 작은 벌을 바라보았습니다. 징그러우면서도 귀여워 보였지요.


“애니! 저 벌을 내 애완동물로 입양할 신청서를 작성해 줘!”


“다 됐어요. 저 벌은 이제 당신 소유예요. 애완동물 소유권을 위해 9000신용도가 차감되었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 벌이 꿀을 만들어서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죄송합니다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벌이 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식물이 필요한데, 그 식물이란 Directioate의 산소 생산 저작권 규약에 의해 불법이거든요.”


“뭐라고? 그럼 내가 방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벌 때문에 9000신용도를 썼다고?!” 저는 벌을 향해 손을 내저었습니다. 제 위협에 심기가 불편해진 듯한 벌은 창틀에서 날아올랐고요. 화가 난 듯 윙윙 소리를 내던 벌은 창문에서 멀어져 시야를 벗어났습니다.


“잘도 피하는군! 다시는 오지 마! 쓸모없는 것.” 저는 벌을 향해 주먹을 흔들어 보인 뒤 창문을 닫았습니다.


남은 오후를 재밌는 고양이 동영상이나 보면서 흘려보낸 저는 벌과의 만남을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이런 공고문이 눈 앞에 팝업되기 직전까지는.


"공지:애완동물 보호자님께. 귀하의 애완동물이 조안나 휘틀리 씨에게 공공장소에서의 방해/공격을 하여 귀하에게 40,000신용도가 청구되었습니다. 휘틀리 씨는 귀하의 애완 “_벌”이 휘틀리 씨의 옷에 프린트된 꽃에 붙은 사건으로 인해 심대한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휘틀리 씨의 온라인 변호사로서, 귀하가 당장 귀하의 애완 벌을 거두어갈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이런 사고가 다시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건은 네트워크에 녹화되었으므로 차후에 애완곤충과 관련해 생기는 사고마다 기하급수에 따른 보상이 청구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 -같은 벌 자식!” 저는 소파에서 펄쩍 뛰어오르다가 다리를 커피 테이블에 부댔습니다. “아오오오오오!” 그리고 신음하며 깽깽이발로 빙빙 돌았죠.

제가 벌을 구매했던 것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한 투자였습니다.


“아으 아으 아으” 저는 아픔이 덜해지기를 기다리며 계속 돌았습니다.


“진정하세요, 클라우스.” 애니가 속삭였습니다. “진통제 앱을 기동했어요. 2400신용도를 제할게요.”


발의 통증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애니는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진통제 앱이 작동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어요. 1. 뇌신경 인터페이스 머리띠를 통해 사용자의 뇌에 직접 소량의 화학약품을 주입한다. 2. 특정 신경에 전자기파를 방출ㅎ……”


“조용!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저는 이를 부딪혔습니다.

“우선 아무개 씨인가 하는 양반을 역고소하고……혐의는 아무거나 그럴듯한 걸로 붙여. 내 빌어먹을 4만 신용도를 돌려받아야겠어! 그리고 다음으로 그 벌 녀석을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봐!”


“우선, 보복 소송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확률 계산에 따르면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신용도를 잃게 될 거예요. 당신이 애완곤충을 바깥에 내보냈으니 이번 사건의 책임은 당신 쪽에 있거든요. 그리고, 벌을 돌볼 용도로 미니어처 드론을 보내 드릴 수 있어요. 펫 추적 앱은 8000신용도, 펫 회수 드론 기동에는 4만 신용도가 들어요.”


“사만… 팔천 신용도라고? 너 지금 나랑 장난 까자는 거야?!” 저는 테이블을 다시 한 번 걷어찼습니다. 이번에는 발에 아무 감각도 없었죠.


. . .


저는 어쩔 수 없이 내 운명을 받아들이고 펫 추적 앱을 구매했습니다. 애니는 벌의 위치를 추적해냈어요. 그리 멀리 있지 않았죠. 아래층으로 내려가 거리를 따라 약간 걸으면 10분 정도 걸릴 거였어요. 오늘은 돈낭비를 그만두고 거기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이 손으로 벌을 잡아서 내 시간과 돈을 낭비한 대가로 죽여버리기 위해.


왼눈에 벌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G-지도와 화살표를 띄웠습니다. 지도에 "최단 경로 찾기" 앱을 요청하자 애니는 내가 벌을 찾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할지 정확하게 알려주었어요.


길을 걸으며 저는 살봉(殺蜂) 계획을 궁리했습니다.

적절하게도 애니는 둘둘 만 잡지로 벌을 때려잡는 남자의 영상을 틀어 주었고요.


"흠?"


애니가 적절하게 더 섬세하고 정밀한 자료들을 보여주었죠.

옛날 사람들이 덜 진화된 원숭이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앞에서 뒤로만 읽어야 되고, 검색도 안 되는 정보를, 나무를 갈아 만든 종이에 발라서 읽는다고?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거 아닙니까 이거?


애니가 적절하게 가까운 자판기를 가리켰어요. 3D프린트로 바로 출력되는, 1000신용도짜리 튜브 모양의 옛날 잡지 모형이었죠.

저는 광고로 빽빽이 덮인 모조 종이 튜브를 자판기에서 뽑아, 동영상 속의 남자처럼 꼬나쥐어 보았습니다. 솔직히 웃겨 보이더군요. 저는 튜브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낡고 쓸모없는 물건에 분노하고 계십니까? 애니에게 온라인 옥션 출품을 문의하세요! 아직 쓸모있는 고물이 힙스터나 수집가에겐 밀리언 달러의 가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광고에서 나는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애니, 벌을 판다면 얼마쯤 하지?" 

"벌은 멸종 위기종이죠. 제가 한 세계 스캔에 따르면 99.99 퍼센트의 확률로 이 행성의 마지막 벌인 것 같습니다. 현재 가치는 대략 1,300,000,000,000,000,000,000 신용도 정도 됩니다. 이 물건에 관심이 있는 수집가를 28,530명 찾아냈습니다."


"뭐? 뭐… 라고오오오오? 그거 영이 몇 개야?!" 나는 충격으로 발이 걸려 넘어졌죠. 내 소유 재산의 마지막인 그 벌이 내가 평생 지출한 신용도를 다 합친 것보다 비싸고, 내가 그걸 날려보냈다고?!


"애니! 애완동물 회수 앱을 사고 싶어!" 심장이 요동쳤어요. 억만장자도 조만장자도 아닌 자(秭)만장자가 될 기회라고요!  제 인생에도 드디어 볕 들 날이 찾아온 겁니다!


"미안해요, 클라우스. 네트워크에서 당신의 애완동물이 사라졌어요." 애니가 몇 분 조용해졌다가 갑작스럽게 말했어요. "드론이 놓쳤다고 하네요."


"뭐? 벌이 어떻게 안 보여? 벌이 초능력이라도 있어? 없다고? 그럼 어쩌자는 거야? 벌의 마지막 위치로 안내해!"


사람들 사이로 달리고 밀며 나는 작은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벌이 마지막 흔적을 남긴 장소였어요. 머릿속에서 애니에게 소리치면서 테이블과 의자와 손님 전부를 살펴보았어요. 애니의 쓸모없는 펫 회수 드론이 공기 중의 한 곳에서 빙빙 돌고 있는 건 집중에 그리 도움이 되는 꼬락서니는 아니었죠. 드론은 혼란에 빠져 있었습니다.


애니는 최선을 다해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벌은 아무데도 없었죠. 카페의 고요함을 깨고 저는 무력한 분노에 찬 비명을 질렀습니다.


내 맞은편에 있는 테이블에 앉은 남자가 나를 보았습니다. 커피 한잔을 든 추레해 보이는 사람이었죠. 하지만 환한 푸른색 눈동자만은 내 시선을 끌었어요. 오래도록 지친 기색이 역력한 눈이었습니다. 마치 그가 전 우주의 무게를 짊어진 듯이. 무한한 슬픔이 그의 눈에서 비쳐 보였습니다.


나는 커서를 그에게 향했어요. 그 남자의 윤곽이 접속불가자의 붉은 색으로 강조되었습니다. 그 추레함이 이해되었어요. 애니는 자신의 스캔에 들어오지 않는 이 특정 접속불가자에 대해 무어라고 떠들기 시작했죠.

저는 그 주절거림을 무시했습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 접속 불가자는 시선을 그의 손으로 떨어뜨렸습니다.

"안녕 벌아. 뭐 하고 있니?" 그는 조용히 손 쪽으로 말했어요.

그가! 내 벌한테! 떠벌거리고 있다고!

내 벌이 저 놈팽이의 손아귀 안에 있다고!


"내 벌한테서 그 손 떼!" 나는 몸을 내밀며 소리쳤어요.


 접속 불가자는 내가 내 벌을 잡으려고 테이블 위에 부딪히자 "프하?!"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내 벌은 그가 팔을 내젓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부웅 하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 버렸고요.


"저리 꺼지라고, 이 멍청한 접속불가자야!" 나는 흙바닥으로 그를 밀치고 내 귀중하고 값비싼 벌을 향해 달려갔어요.


"공공장소에서의 구두 의사소통으로 1400 신용도를 지불하였습니다." 애니가 기록했죠.


"애니! 너 오늘 제정신인 거냐!" 나는 네트워크에 소리쳤어요. "가서 빨리 내 벌을 잡아와! 얼마가 들든 상관 없어! 닥치고 신용도 같은 건 다 써버려! 내 벌 잡아오라고!"


Annet이 즉각 제 모든 저축을 소모하여 DEX 유니트 1400개와 드론 250000대를 전 도시로 출동시켰습니다.

이거면 됐겠지 싶었지만, 아니었어요. 그 벌은 날아다니다가 어쩌다 보니 고위 관리직의 몸에 달라붙었고, 그 사람은 개인 셔틀에 타서 G큐브 15 안으로 들어간 모양이었습니다. 그 높으신 양반은 네트워크로는 절대 손댈 수 없는 사람일 테고, 큐브 15는 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개방될 리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벌을 추적해 달라고 애니에게 빌었지만, 애니는 최고 관리자 운운하는 영문 모를 소리와 함께 제 말을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 . .


완전히 파산한데다 자포자기한 나는 G-워크북을 열고 이 구역에서 가장 가깝고 훌륭하다는 사립 탐정을 찾았죠. 나는 그의 사무실에 가서 의뢰를 받아달라고 간청했어요. 대가는 벌을 판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었고요.


"클라우스 씨. 지금 문의하신 것은 매우 불법적이고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그로모프 박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시겠죠?" 힙스터 느낌이 나는 2D 모니터로 애니의 도움을 받아 내 자초지종을 확인한 그가 대꾸했습니다.


"벌을 판매하면 그 수익의 10퍼센트를 주겠소" 내가 제안했어요.


"벌 추적에는 이익의 95퍼센트가 필요합니다. 발견자로서 당신은 정확히 5퍼센트, 더는 안 됩니다."


"15퍼센트!" 저는 하다못해 50프로까지만 흥정되길 바라며 쏘아붙였습니다.


"96퍼센트." 파이 해친슨의 제안은 한층 엄격해졌습니다.


"뭐라고? 아니 상도덕이란 게 있지! 60%!" 내가 밀어붙였다.


"제 사무실에서 나가시죠." 그가 문을 가리켰다.


"96%! 부탁이오, 해친슨 씨! 당신밖에 없소!" 나는 그의 힙스터풍 책상에 매달렸습니다.


"97퍼센트." 그는 나를 지그시 쳐다보았고 우리는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그가 사무실 자동 전화에게 말했습니다. "키티호크, 전화가 오면 기록 남겨 둬." 


. . .



해친슨은 스스로 말한 대로 대단한 사람이었어요. 그는 어떻게든, 1,300,000,000,000,000,000,000 신용도짜리 벌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그로모프 박사의 사무실로 갈 수 있는 연구원 자격증을 얻어 주었습니다.


내가 할 일은 다음과 같았죠.

1.큐브 15에서 벌에 대한 강의를 해라

2.빠져나와서 그로모프 박사의 사무실로 가라

3.안에서 벌을 발견하고 유혹해라

5.그로모프 박사가 작업하고 있을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것들에는 절대로 손대지 마라


애니는 우리를 돕는 일을 단호하게 거절했지요. 우리가 그로모프 박사에게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애니의 탐색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애니가 벌에 대해서 내게 전달해주었던 지식들을 이용하며 우리는 꽃과 꿀의 조합을 통해 벌을 이끌어내기로 했죠.

해친슨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꽃 수염"을 3D 프린트해 주었고 내 옷에는 "꿀"(사실은 진짜 꿀이 아니라 (C) 달다구리)을 발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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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단 꽃 수엽은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양반들이 제가 큐브 15로 가는 모습을 3D 홀로그램으로 찍어서 G-포토-북에 업로드한 이후로요. 갑자기 사람들이 꽃 수염을 3D프린트하거나 ANNET 자판기에서 사들였습니다.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웠죠.

"이런 건 계획에 없었는데." 나는 투덜거렸어요.

죄다 꽃 수염을 달고 있는 군중 너머로 해친슨이 보였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클라우스 씨. 아무래도 저 유행 쫓는 바보들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꽃이 필요하겠군요." 그가 마인드텍스트를 보내왔습니다. 자판기로 간 우리는 꽃을 더 많이 프린트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전부 내 "꿀'로 도배된 옷에 붙인 뒤, 우리는 드디어 큐브 15로 들어갔습니다.

. . .


"그래서 벌에 대해 무엇을 말씀해 주실 건가요, 클라우스 교수님?" 웃는 학생 하나가 내게 질문을 던졌어요.

나는 조용히 단상 위에 서서 꽃 수염으로 뒤덮인 얼굴들을 바라보고 있었죠. 난 이렇게 공개적인 주목을 받는 일이라면 끔찍했어요. 그리고 내 옷은 냄새가 끔찍했고요.


해친슨은 내 갈비뼈를 쿡 찔렀어요. "음… 일단 새와 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시죠!"


나는 그에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난 벌이든 새든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얼간이 같으니. 내 고객이라는 자들은 왜 다 이 모양이지?" 해친슨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적당히 꾸며내기라도 하라고!"


"으으으음… 천 년 전에는, 벌은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였습니다. 사람들과 벌은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았죠. 벌은 사람들에게 둘둘 말린 잡지를 가져다 줬고, 꽃에서 꿀을 만들어낼 수 있었답니다. 사람들은 꿀을 공장에 팔고 이익을 얻었고요.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더이상 우리에게 친구 같은 벌은 없죠."


"너무 슬픈 일이에요!"

"이렇게 정의롭지 못할 수가!"

"이거 G-북에 올릴 거야!" 학생들은 공개 설정으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거나 저에게 m-텍스트를 보냈습니다.


"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입 다무시지, 얼간이." 해친슨이 등 뒤에서 나를 툭툭 쳤다. "그 귀중하기 짝이 없는 벌을 개나소나 찾아다니는 꼴을 만들고 싶지 않으면."


해친슨의 개인 메시지는 너무 늦었고, 학생들 중 하나가 이미 벌이 생존해 있는지 찾기 시작했어요.


"클라우스 교수님!" 그녀가 공개 설정으로 m-텍스트를 보냈습니다. "살아있는 마지막 벌을 소유하고 계신 건가요?! 그리고 그 벌은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고요?! 우와! 이번 학기에 저희가 맞이한 초빙 교수님들 중에 정말 최고로 대단한 분이세요!" 그녀가 슬픈 얼굴과 우는 얼굴과 놀라는 얼굴을 이모티콘으로 보내왔습니다.


“이제 다 들통났어!” 다른 학생이 애니에게 벌이 있는 곳을 물으려는 순간 크리스토퍼러스가 제 어깨를 붙들어 당겼습니다.


크리스토퍼러스는 저를 단상에서 끌어내렸습니다. “큐브 15의 강의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잠시 쉬는 시간으로 하죠! 교수님께서도 화장실에 들르셔야 하고!” 


누군가가 나를 삿대질하며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저 사람 교수 아냐! 가짜야!”


"저 사람 자기 벌을 방치했어! 애니가 말해줬다고!" 다른 학생이 벌떡 일어났어요. "...그리고 애완동물 등록에 대한 위법 사항이 몇 번이나 찍혀있어! 애완동물 소유권에 아무나 이차 소송을 걸 수 있어!"


우리는 달려나와서 복도에서 복도로 뛰고 뛰었어요. 주위로 모여드는 꽃 수염을 단 사람들 사이로 말이에요. 그들은 모두 글자로 외쳐대며 위협했죠. 당장 멈추라고요. 그들이 소송과 소송을 던져댔어요. 내 애완동물 소유 증명서에 빠르게 빨간 줄들이 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내 벌을 원하고 있었어요. 아니, 우리 벌을. 해친슨은 나를 훌쩍 안아들더니 난간과 계단을 뛰어넘고 통로와 복도를 가로지르며 비인간적인 정확함으로 도약히 우릴 쫓는 사람들을 전부 따돌렸습니다. 그 와중에 그는 날아든 소송들도 최선을 다해 쳐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내 눈에 영웅으로 보일 정도였어요. 97%의 가치를 지닐 만큼요.

나는 G-워크보드에 별 5개를 주었습니다.


"고맙군." 그가 m-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큐브 15는 정말 거대도시 안의 거대도시였어요. 목적지까지 가는 데에는 한 시간 가까이 걸렸죠.


"더 깊이는 들어갈 수 없어. 애니가 승인하지 않을 테니." 해친슨은 나를 그로모프 박사의 사무실 문 곁에 내려놓았어요. "가서 벌을 회수하도록." 그가 내 등을 툭툭 두드렸습니다.


나는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이미 너무 늦었었죠.

그로모프 박사가 내 벌을 두 손가락 사이에 잡고 폐기 장치 옆에 있었어요.

"내 벌에게 무슨 짓이야?! 안돼애애! 그만둬!" 나는 그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는 내 쪽을 거들떠보지조차 않은 채 벌을 장치 안에 넣었습니다.

장치가 닫히고, 빛이 번쩍했어요. 내 벌은 없었어요. 소각된 겁니다.

그로모프 박사는 수상하다는 듯이 나를 보며 오른쪽 엉덩이를 문질렀어요.


"대체 뭐 하는 양반이길래 내 사무실에서 이러는 거요?" 그가 추궁했습니다.


"이… 피도 눈물도 없는… 내 벌! 당신이 내 벌을… 죽였어!" 나는 그로모프 박사에게 주저없이 주먹을 날렸습니다.


"그게 당신 벌이라고?!" 그로모프 박사는 바닥에 널브러지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애니! 이 남자를 붙잡아!"


기계 팔이 천장으로부터 내려왔어요. 공중으로 나를 붙들어올린 팔은 내 몸을 단번에 으스러뜨렸습니다. 나는 내 갈비뼈가 산산이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미안해요. 당신을 다치게 하지 않고 멈추려고 여러모로 노력했었는데…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으셨네요." 애니가 속삭였다.


아래쪽에 있는 그로모프 박사의 얼굴이 시시각각 변해 가는 감정으로 일그러져 갔습니다.

"내가 벌에 알러지가 있다는 걸 알 텐데?! 아, 알겠구만! 암살자로군. 프렌치 큐브에서 보냈겠지! 유감스럽게도 너와 네 조련 벌은 날 살해하는 데 실패했다 이거야! 하!

애니는 애저녁에 해독제를 합성해서 관리하고 있어!

보다시피 난 살아있고 넌 고작 내 엉덩이나 좀 따끔하게 만든 게 다야! 이런 못봐줄 꽃 수염 변장 따위로 나를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죗값을 치르셔야지… 네 죄목이야 쌔고 쌨으니, 그 벌로 분해해서 프렌치 큐브에 DEX로 되팔아 주겠어.

그래. 암살자의 운명에 딱 어울리는구만!"


나는 흐느꼈습니다. "그건 아니… 나는… 당신이 뭔가 오해를…" 


"그쪽 같은 족속과 어울릴 만큼 한가하지 않아." 그는 눈살을 찌푸렸죠. "나는 세계를 구해야 해. 시간이 없다고."


그로모프 박사가 공중에 손을 들고 주먹을 쥐었습니다.

그 동작은 애니에게 보내는 명령이었겠지요.

강철 갈고리가 내 척추를 부러뜨리고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 . .


나는 공장에서 눈을 떴어요. 옛날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

뇌내에 "로비 보이"라는 프로그램이 설치된 채 나는 상자에 담겨 그랜드 호텔로 왔습니다. 나는 훌륭한 로비 보이가 될 거예요. 친절하고 유용하고 적절하며 세련되게요. 내 프로그램은 성취감 있는 업무와 목적을 주었답니다.

모든 게 참 좋았어요, 멸망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 . .


멸망은 내 생체 시스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새 호텔 매니저인 사랑스런 버튼 씨가 제안을 해왔습니다. 나는 제정신을 유지하는 대가로 내 멋진 로비 보이 외형을 바쳤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깨어 있는 일이 내게 무언가 영향을 미쳤는지, 나는 애니가 나를 DEX 안으로 집어넣어 버리기 전의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이름은 젠킨스 클라우스. 나는 지구 최후의 벌을 소유했었어요. 버튼 씨는 내 이야기에 감동했고 나를 헤드 컨시어지로 임명했습니다. 아니면 그냥 그 일을 맡길 만한 상대가 아무도 없어서였을지도 모르죠. 유레카에서 한 번도 보금자리를 지닌 적이 없었던 저에게, 그랜드 호텔은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한때 이곳의 생명과 반짝이는 아름다움은 별볼일없는 한 명의 사람일 뿐인 저를 압도했었죠. 하지만 지금… 지금은 조금 달라요. 이제 나는 이곳의 일원이에요.


그래요, 친구여.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어어 기뻐요.

당신을 밀쳐버렸던 것은 정말 미안해요, 찰스 스니피. 당신이 이걸 듣지 못하더라도, 알아줬으면 해요. 그때 당신의 옆에 앉아 당신의 슬픔을 이해하려고 들지 않아서, 당신과 대화하고 당신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서 미안해요.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말해 주고 싶어요.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그 먼 옛날의 나는 그렇게 해 버렸었지만. 이런, 그렇게 삿대질하지 말아요. 내 겉모습이 어떤 꼴인지는 나도 아니까.


내 정신나간 목표에 당신을 말려들게 했던 것은 미안합니다, 크리스토퍼러스. 당신이 시공 테러를 처리하는 일에 뛰어들게 되었던 건 나 때문이었어요. 파인애플은 당신의 얼굴을 가져가면서 나에 대한 당신의 기억도 가져갔군요. 그래요, 당신 말대로 파인애플은 정말 나쁜 과일이에요. 당신도 나처럼 가족을 찾아서 다행이에요. 멸망은 우리 둘 모두를 바꾸었네요.


그로모프 박사. 그때는 무턱대고 주먹부터 날려서 미안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렇게 그랜드 호텔에 오지 못했을 테니까요. 아… 정신이 다른 곳에 가 계시군요. 뭐 괜찮아요. 언젠가 제자리에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

아시다시피 저도 이 호텔의 8층과 9층을 어디 다른 곳으로 보내 버렸거든요.


캡틴. 아,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나한테 팁은 필요없어요.

내 창문에 내려앉은 그 벌 한 마리로 내 인생에 팁은 충분해요.


친구들, 그랜드 호텔에서 부디 즐거운 시간 되시길… 그리고 파리에서의 휴가가 끝없이 충만하기를.


아 예, 주변에 해수욕장도 있어요.



Credits

Hugs and love to all our DELICIOUS PATRONS


Art Director:

Vitaly S Alexius


Illustrator:

Iidanmrak


Street cred to: Sol4rplexus & Bianca G

저널 작성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역주: "세줄요약해!" = TLDR (Too long, didn't read) = "좋은 글이군요. 하지만 읽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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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2015.10.26 12: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첫댓글이지롱! 잘 읽겠습니다!

  2. 이런 2015.10.26 12: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다면 모든 Dex가 인간이었었다는 말이네요?! 그나저나 엔지 성격 한번 까탈스럽군.

  3. GT 2015.10.26 16: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ㅠㅠㅠㅠ번역본 기다렸어요!!!!어디 아프셨나요?뭔일있으셨나요???아무말도 없이 번역중지라 완전 걱정했는데 이렇게 번역본을들고 와주시다니ㅠㅠㅠㅠㅜㅠㅠ

  4. Doh! 2015.10.26 16: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올라왔다ㅠ늦어도 좋으니 번역 계속해주세요ㅠㅠ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5. DB 2015.10.27 13: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런사연이있는줄은 몰랐군요..

  6. 오? 2015.10.27 14: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잠깐..파일럿ㅋㅋ엔지를 끌고 춤추고 있는건가요ㅋㅋㅋ저 발랄하고 신나는 분위기는 이제 곧 스니피의 고난으로 이어지겠지. 엔지는 언제쯤 깨려나?

  7. 방독면 성애자 2015.10.27 15: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오!! 나왔군요!!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8. asfsdawryahzzdvnhafssdfgdaaf 2015.10.31 16: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오 혹시 나왔을까 해서 한번 들어와 봤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9. ㅋㅋㅋㅋㅋㅋ 2015.11.04 21: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번역 감사합니다!!!!

  10. 스니삐이ㅣㅣ이ㅣ 2015.11.05 10: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기다렸습니다ㅠㅠㅠㅠㅠ 역시 존잼ㅠㅠㅠㅠㅠ

  11. HAL 2016.03.19 22: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벌 한 마리가 뭐기에 저런 결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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